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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의 일방적 대화 단절

오랜 기간에 걸친 국립국어원과의 문답이 끝이 났습니다. 국립국어원의 결론은, "규정이고 뭐고 국립국어원 맘대로 '새너제이'라고 쓰는 게 맞고, 더이상 할 말 없다"입니다. 아래 문답을 모아놨으니 국립국어원의 답변을 직접 보시고 싶은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an Jose 표기법 관련 국립국어원과의 문답 모음 간단하게 제 주장을 아래에 다시 요약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누가 맞고 누가 억지를 부리고 있는지, 글을 읽는 분들이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새너제이' 표기는 외래어 표기 규정을 위배하고 있다.  San Jose는 두 단어로 이루어진 지명이므로, 해당 외래어 표기 규정에 따라 단독으로 쓰일 때의 표기대로 적어야 한다. ( 외래어 표기 규정 제3장 제1절 제10항) 제10항 복합어 (3) 1. 따로 설 수 있는 말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복합어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말이 단독으로 쓰일 때의 표기대로 적는다. cuplike[kʌplaik] 컵라이크 bookend[bukend] 북엔드 headlight[hedlait] 헤드라이트 touchwood[tʌtʃwud] 터치우드 sit-in[sitin] 싯인 bookmaker[bukmeikə] 북메이커 flashgun[flæʃgʌn] 플래시건 topknot[tɔpnɔt] 톱놋 2. 원어에서 띄어 쓴 말은 띄어 쓴 대로 한글 표기를 하되, 붙여 쓸 수도 있다. Los Alamos[lɔs æləmous] 로스 앨러모스/로스앨러모스 top class[tɔpklæs] 톱 클래스/톱클래스 San은 '샌', Jose은 '호세' 혹은 '호제이'로 적을 수 있으므로, San Jose는 '샌호세' 혹은 '샌호제이'로 적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 10항의 2를 따를 방법이 없다. '새너제이'를 원어에서 띄어 쓴 대로 한글 ...

체계적인 미루기 - 미루기쟁이가 많은 성과를 내는 방법

오늘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되었는데, 나와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내용이라 전문을 번역해 볼까 한다. 저자가 이 내용으로 책도 냈고, 찾아보니 이미 한국에  번역서 도 나와 있다. 원문은 여기:  http://www.structuredprocrastination.com/ Structured Procrastination 체계적인 미루기 ``. . . anyone can do any amount of work, provided it isn't the work he is supposed to be doing at that moment." -- Robert Benchley, in Chips off the Old Benchley, 1949 "누구나 얼마든지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그게 그 순간에 그가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면 말이다." I have been intending to write this essay for months. Why am I finally doing it? Because I finally found some uncommitted time? Wrong. I have papers to grade, textbook orders to fill out, an NSF proposal to referee, dissertation drafts to read. I am working on this essay as a way of not doing all of those things. This is the essence of what I call structured procrastination, an amazing strategy I have discovered that converts procrastinators into effective human beings, respected and admired for all that they can accomplish and the good use they mak...

California Dreaming 가사와 해석

일하며 흘러간 팝송을 듣는데 California Dreaming이란 노래가 나왔다. 마침 오늘 날씨도 캘리포니아가 생각나는 날이라 기분좋게 듣고 있는데 가사가 잘 이해가 안되는 거다. 사실 가사를 주의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교회가 어쩌고 기도가 어쩌고 하는데 그런 가사가 있는 줄은 전혀 알지도 못했다. 아마 어릴 때 내 듣기 실력이 워낙 안좋았기 때문이겠지만. 그래서 가사를 찾아봤다. All the leaves are brown and the sky is gray I've been for a walk on a winter's day I'd be safe and warm if I was in L.A. California dreamin' on such a winter's day Stopped in to a church I passed along the way Well I got down on my knees and I pretend to pray You know the preacher liked the cold He knows I'm gonna stay California dreamin' on such a winter's day All the leaves are brown and the sky is gray I've been for a walk on a winter's day If I didn't tell her I could leave today California dreamin' on such a winter's day California dreamin' on such a winter's day California dreamin' on such a winter's day 추운 날 따뜻한 캘리포니아를 그리워하는 내용인 줄은 대충 알겠는데 군데군데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거다. 특히 중간에 ...

San Jose 표기법 관련 국립국어원과의 문답 모음

지난달 말부터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http://www.korean.go.kr/09_new/minwon/qna_view.jsp )를 통해 국립국어원과 주고받은 문답을 아래 모았습니다. 각 문답에 대해 URL을 바로 얻을 수 없게 되어 있어 링크를 걸지 못했습니다. 혹시 방법을 아시는 분이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 단어로 된 영어 지명 표기 등록일 2013.08.28. 작성자 박정훈 조회수 28 San Jose, Los Angeles와 같이 두 단어로 된 영어 지명 표기는 각 단어로 구분하여 적되 붙여서 적을 수도 있는 것이 원칙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글 표기는 대개 붙여서 한단어로 표준이 정해진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보니 San Jose의 경우는 아예 단어 사이를 연음을 시켜 '새너제이'라고 표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이와 같이 각 단어를 구분하여 표기하지 않고 두 단어 사이에 연음을 시킨 표기가 '새너제이' 외에 또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런 경우가 몇 건이나 되는지, 건수가 많지 않다면 전체 사례를 알려주시고, 건수가 너무 많다면 전체 건수와 대표적인 예를 대여섯개 정도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각 경우에 왜 그렇게 연음하여 표기하였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덧붙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변 제목: 외래어 표기 작성자 온라인가나다 답변일자 2013.08.29. 안녕하십니까? 영어의 한글 표기는 원어의 발음을 고려하여 정해집니다. 문의하신 ‘San Jose’를 ‘새너제이’와 같이 적은 것도 “롱맨영어사전”에 올라 있는 미국 대표 발음에 따른 것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영어 복합어(합성어)의 표기에 대하여 보기와 같은 규정만 두고 있습니다. <보기> 제10항 복합어 1. 따로 설 수 있는 말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복합어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말이 단독으로 쓰일 때의 표기대로 적는다. cuplik...

San Jose가 '새너제이'로 - 국립국어원 외래어 심의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앞선 글들을 못읽은 분들을 위해 먼저 간단하게 요약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실리콘 밸리의 중심 도시인 San Jose는 스페인어 지명으로, 스페인어식으로는 '산호세'로 읽지만, 영어식으로는 '샌호제(sænhoʊzeɪ)'로 읽습니다. 우리말로 표기한다면 '샌호제' 혹은 '샌호제이' 정도로 하면 적당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산호세'라고 읽고 쓰고 있으며, '산호세'라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 표준은 San Jose를 '새너제이'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새너제이'는 현지 발음과도 맞지 않을 뿐더러, 엄연히 San과 Jose가 따로 떨어진 두 단어인데, 이를 연음해 표기함으로써 도대체 무슨 지명인지 '새너제이' 표기만 보고는 알 수 없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국립국어원은 1996년 이후 17년간 교민들의 수정 건의를 묵살해 오다가, 지난 4월말에야 건의를 수용해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서 수정안을 논의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회의에서, '새너제이'를 계속 쓰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아래는 지난 4월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회의록 중, San Jose 관련 발제 내용과 토론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하여 받은 것입니다. ------------------------------------------------------------------------ - 1 - 제108차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심의안 (2013. 4. 24.) [ 지 명 ] - 재심의 · 새너제이→샌호제이 San Jose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도시. -회의 10차 · 새너제이→샌호제이 샤크스 San Jose Sharks NHL(미국 프로 아이스하키 연맹)팀. -회의 44차 * 영어 발음: 롱맨영어발음사전 영국 대표 발음...

Cross-platform 시대 - "모바일 OS전쟁은 끝났다" (Google I/O 2013 키노트 감상)

어제 Google I/O의 키노트 발표를 보신 분들은 다들 무언가 예년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2일간에 걸쳐서 하던 키노트 발표를 하루에 몰아서 하는 식으로 바꾼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2010년부터 전통처럼 내려오던 새로운 Android platform 발표가 없었던 것이다. 대신 Android 관련 발표의 핵심은 'Google Play Services'였다. 즉 Google의 주요 관심이 더이상 '새 버전의 Android'가 아니고, 'Android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여러가지 관점에서 어제 키노트를 바라볼 수 있겠지만, 내게 있어 어제 키노트는 최근 Google이 지향하는 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행사라고 보인다. 그리고 한 단어로 어제 키노트를 요약하자면, 'cross-platform'이다. Google 서비스의 Cross-platform 지원 Google은 모바일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인터넷 보급율이나 Google Search 점유율이 떨어지는 국가에 Google Search를 보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전략적으로 Android에 투자를 하고 키워 왔다. 특히 turn-by-turn navigation, Google Now 등 몇가지 새로운 서비스를 Android에서만 독점적으로 제공함으로써, Android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Android에 특혜를 주는 전략은 이미 바뀌고 있다. Google Maps와 turn-by-turn navigation은 Android뿐 아니라 iOS에서도 지원된다. Google Now 역시 iOS를 지원한다. 이러한 변화는 어제 새롭게 발표된 것이 아니며, 사실상 이미 시작된 것이다. 어제 키노트에서 발표한 Google Play game services, Hangouts, New Google Maps 등 모두 iOS를 동시에 지원한다고 선언했다. 또 Android와 iOS가 다가 아니다...

그들만의 '새너제이'

지난 포스팅 San Jose가 새너제이가 아닌 이유 에서 San Jose가 '새너제이'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충분히 밝혔고, 국립국어원 담당자에게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는데, 아쉽게도 지난 4/24 정부언론 공동 심의위원회에서 관련 안건이 부결되었다고 한다. 아래는 국립국어원에서 받은 메일의 일부. --------------------- 지난 4월 24일 개최된 제108차 회의에서 San Jose의 표기를 논의하였습니다만, 부결되었습니다. 언론 쪽에서 바꾸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나왔는데, 이 표기가 결정될 당시 사내 반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16여 년 동안 사용되면서 겨우 정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바꾸는 것이 더 부담스럽다는 의견들이 나와서 현 표기 ('새너제이' - 필자 주) 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 일단 "겨우 정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에 결코 동의할 수가 없다. 정착되는 양상은 언론사 내부 사정이지, 일반 국민들은 여전히 '새너제이'가 어디 붙어 있는 도시인지도 모른다. 뒤늦게 San Jose라고 알려주면 열이면 열 모두 "그게 왜 새너제이야?"라고 되묻는다. 이건 트위터에서 '새너제이'라고 검색만 한번 해보면 당장 알 수 있는 문제다. 신문기사를 리트윗한 것 이외에, 자신의 일상에서 San Jose를 '새너제이'라고 표기한 일반인은 찾아볼 수 없다. '새너제이' 관련 트윗은 대부분 "San Jose가 새너제이라니 말도 안된다"는 취지의 트윗들이다. 설사 '새너제이'로 정착되었다 하더라도, 잘못된 표기를 왜 정착되도록 놔두어야 하는가? 그럴 거면 애초에 왜 '산호세'에서 '새너제이'로 바꾸었나? 큰 혼란이 예상됨에도 잘 정착되어 있던 표기를 바꾸기로 했던 것은 새 표기가 옳다고 믿었기 때문...

애플과 구글의 기업 문화

적게 잡아 7가지의 인더스트리를 바꿔놓았다는 스티브 잡스. 그가 만들고 이끈, 수많은 팬보이를 거느리고 있으며, 지금은 시가총액 1위에서 밀려났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가치를 갖는 회사가 된 애플. 검색에 있어 세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손안에 넣고 있는, 그리고 꿈의 직장으로 잘 알려진 구글. 실리콘밸리에 와 있음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이러한 최고의 회사들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실제로 그곳에 근무하는 이들을 만나서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기업이 되어 있는 애플과 구글, 두 회사 모두 최첨단의 기술을 가진 기업,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기업,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기업이지만, 기업 문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상 이 두 회사만큼 서로 다른 회사도 없을 것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애플과 구글의 기업 문화에 대해 잘 정리해 놓으셨고 내가 두 회사의 구석구석까지 모든 부분을 커버할 수도 없겠으나, 그래도 내 입장에서 눈에 띄이는 몇개의 키워드로 두 회사의 기업 문화를 한번 정리해 보았다. 업무상 구글과 같이 일하는 입장이라 구글에 대해서는 직간접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보고 들었고, "In the Plex"라는 책에서 얻은 정보도 있다. 애플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이 몇분 계시지만 주로 임정욱( @estima7 )님께서 번역한 "인사이드 애플"과 스티브잡스 전기를 통해 얻은 정보들이다. 책에서 인용한 부분이 워낙 많아 주석을 달지 못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 1. 정보 공유 - 비밀주의 vs 참견 문화 애플의 비밀주의는 잘 알려져 있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보안은 물론, 회사의 조직도라든가 어떤 식으로 회사가 운영되는지 애플 내부의 모든 것이 비밀에 붙여져 있다. 애플의 직원들, 특히 고위 임원들은 대외 활동을 극도로 꺼리고, 따라서 실리콘밸리에 있으면서도 애플은 독자 제국을 구축할 뿐 주변의 다른 회사들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