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4천여개의 대학이 있다고 한다. 그중 2년제인 community college를 제외한 4년제 대학도 대학원 위주인 연구중심대학과 학부 위주인 리버럴 아트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로 나눌 수 있다. 리버럴 아트 칼리지를 인문대학이라고 하지 않은 것은, 이런 학교들이 인문학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과학이나 CS, 공학 등도 가르치기 때문이다. 한국에 흔히 이름이 알려져 있는 대학들은 대부분 연구중심대학이다. 리버럴 아트 칼리지, LAC들은 학교 규모가 작은 편이고 학생수가 적은데다, 연구 결과로 매스컴을 탈 일이 적기 때문에 한국에서 유명세를 타기는 어렵다.
연구중심대학
흔히 알고 있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의 아이비리그 대학들, MIT, 스탠퍼드, 칼텍 등 우리가 많이 들어본 대학들이 주로 여기에 속한다. 주립대 중 잘 알려진 UC Berkeley나 UCLA, 미시건대 등도 다 연구중심대학에 속한다. 연구중심대학의 교수들은 주로 연구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대학원 위주로 시스템이 돌아간다. 아무래도 교수들이 학부 수업에는 정성을 덜 쏟게 될 것이고, 따라서 학생들은 수백명 이상 수강하는 대형 강의실에서의 수업이나 대학원생이 강의하는 수업을 듣게 되기도 한다. 4년 내내 교수와의 일대일 면담을 해본 적 없다는 학생들도 많다.
주립대 같은 경우는 설립 목적상 특히 입학은 비교적 쉬운 편이나 졸업은 쉽지 않으며, 좋은 학점을 받기는 더 어렵다. 워낙 학생 수가 많아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혼자서 알아서 챙겨야지 누가 도와주지 않는다. 이런 주립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Honors 칼리지라는 것이 있다. 주립대에서 특별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따로 선정해 일종의 특혜를 주는 것인데, 장학금은 물론 교수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챙겨주고, 과목 선택 우선권, 가장 좋은 기숙사, 주차 혜택까지 부여한다고 한다. 물론 상세한 것은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그러다보니 상위권 주립대의 Honors 합격은 아이비리그급 사립대 합격만큼 어렵다.
Liberal Arts College
학부 수업에 중점을 두는 대학들이다. 미국 내 LAC로 최상위권인 Williams, Amherst, Pomona, Harvey Mudd college 등도 아마 한국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듣보잡 대학 취급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학들은 미국 내에서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붙고도 선택하기도 할 정도로 좋은 학교들이다. LAC들은 주로 규모가 작고 학생 대 교수 비율이 매우 낮다. 수업은 20명 이내의 소규모로 토론 위주의 수업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과 과학적/논리적 사고를 키우는데 중점을 둔다. 많은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쓰기 능력을 키우게 된다고 한다. 또한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사이가 된다.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가 매우 친밀하고, 수시로 교수들을 찾아가서 대화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전담 카운슬러가 있어 잘 챙겨주는 학교가 많다. 졸업 후 대학원, 의대, 법대 진학 등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 많으며, 교수의 추천서가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일부 상위권 LAC 들은 유학생 비율이 높고 유학생에게도 장학금이나 재정 지원을 잘 주는 편이어서, 재정 지원이 필요한 유학생들은 LAC를 집중적으로 노려보는 것이 좋다.
Community College
2년제인 community college는 지역 내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교육기관에 가깝다.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입학이 된다고 보면 된다. 학비도 매우 저렴해서, California의 경우 듣는 과목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연간 24학점 기준으로 유학생도 1만불 이하의 학비를 지불하면 된다. 그리고 community college에서 2년 보낸 후 주립대로 편입이 가능하다. California의 경우 아예 캘리포니아 주립대 (University of California)로 편입이 보장되는 Transfer Admission Guarantee (TAG)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물론 Computer Science 등 경쟁이 치열한 전공으로의 편입은 어렵고 최상위 UC들은 편입을 받는 숫자가 제한되어 있으나, 그렇지 않은 학과들로 다른 UC들은 목표로 한다면 최소 학점 기준만 맞춘다면 편입이 가능하다. 캘리포니아를 예로 들었지만 다른 주들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을 것이다.
일단 학비가 무척 저렴한데다 입학이 쉽고, UC 등 유명 주립대로의 편입이 보장된다니 환상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편입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다른 친구들은 4년제 대학교에 가는데 본인은 CC로 가는 것을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CC에 다니는 동안에는 사실상 대학생활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먼저 4년제 대학교 간 친구들이 1, 2학년 기간 동안 하게 될 학교 생활, 동아리 활동, 교우 관계 구축 등을 할 기회를 잃게 된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같은 경우는 애초에 CC에 오는 학생들 대부분이 편입을 노리고 오기 때문에 생각만큼 공부나 고학점 취득이 쉽지는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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