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platform 시대 - "모바일 OS전쟁은 끝났다" (Google I/O 2013 키노트 감상)

어제 Google I/O의 키노트 발표를 보신 분들은 다들 무언가 예년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2일간에 걸쳐서 하던 키노트 발표를 하루에 몰아서 하는 식으로 바꾼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2010년부터 전통처럼 내려오던 새로운 Android platform 발표가 없었던 것이다. 대신 Android 관련 발표의 핵심은 'Google Play Services'였다. 즉 Google의 주요 관심이 더이상 '새 버전의 Android'가 아니고, 'Android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여러가지 관점에서 어제 키노트를 바라볼 수 있겠지만, 내게 있어 어제 키노트는 최근 Google이 지향하는 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행사라고 보인다. 그리고 한 단어로 어제 키노트를 요약하자면, 'cross-platform'이다. Google 서비스의 Cross-platform 지원 Google은 모바일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인터넷 보급율이나 Google Search 점유율이 떨어지는 국가에 Google Search를 보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전략적으로 Android에 투자를 하고 키워 왔다. 특히 turn-by-turn navigation, Google Now 등 몇가지 새로운 서비스를 Android에서만 독점적으로 제공함으로써, Android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Android에 특혜를 주는 전략은 이미 바뀌고 있다. Google Maps와 turn-by-turn navigation은 Android뿐 아니라 iOS에서도 지원된다. Google Now 역시 iOS를 지원한다. 이러한 변화는 어제 새롭게 발표된 것이 아니며, 사실상 이미 시작된 것이다. 어제 키노트에서 발표한 Google Play game services, Hangouts, New Google Maps 등 모두 iOS를 동시에 지원한다고 선언했다. 또 Android와 iOS가 다가 아니다...

그들만의 '새너제이'

지난 포스팅 San Jose가 새너제이가 아닌 이유 에서 San Jose가 '새너제이'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충분히 밝혔고, 국립국어원 담당자에게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는데, 아쉽게도 지난 4/24 정부언론 공동 심의위원회에서 관련 안건이 부결되었다고 한다. 아래는 국립국어원에서 받은 메일의 일부. --------------------- 지난 4월 24일 개최된 제108차 회의에서 San Jose의 표기를 논의하였습니다만, 부결되었습니다. 언론 쪽에서 바꾸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나왔는데, 이 표기가 결정될 당시 사내 반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16여 년 동안 사용되면서 겨우 정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바꾸는 것이 더 부담스럽다는 의견들이 나와서 현 표기 ('새너제이' - 필자 주) 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 일단 "겨우 정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에 결코 동의할 수가 없다. 정착되는 양상은 언론사 내부 사정이지, 일반 국민들은 여전히 '새너제이'가 어디 붙어 있는 도시인지도 모른다. 뒤늦게 San Jose라고 알려주면 열이면 열 모두 "그게 왜 새너제이야?"라고 되묻는다. 이건 트위터에서 '새너제이'라고 검색만 한번 해보면 당장 알 수 있는 문제다. 신문기사를 리트윗한 것 이외에, 자신의 일상에서 San Jose를 '새너제이'라고 표기한 일반인은 찾아볼 수 없다. '새너제이' 관련 트윗은 대부분 "San Jose가 새너제이라니 말도 안된다"는 취지의 트윗들이다. 설사 '새너제이'로 정착되었다 하더라도, 잘못된 표기를 왜 정착되도록 놔두어야 하는가? 그럴 거면 애초에 왜 '산호세'에서 '새너제이'로 바꾸었나? 큰 혼란이 예상됨에도 잘 정착되어 있던 표기를 바꾸기로 했던 것은 새 표기가 옳다고 믿었기 때문...

애플과 구글의 기업 문화

적게 잡아 7가지의 인더스트리를 바꿔놓았다는 스티브 잡스. 그가 만들고 이끈, 수많은 팬보이를 거느리고 있으며, 지금은 시가총액 1위에서 밀려났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가치를 갖는 회사가 된 애플. 검색에 있어 세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손안에 넣고 있는, 그리고 꿈의 직장으로 잘 알려진 구글. 실리콘밸리에 와 있음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이러한 최고의 회사들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실제로 그곳에 근무하는 이들을 만나서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기업이 되어 있는 애플과 구글, 두 회사 모두 최첨단의 기술을 가진 기업,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기업,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기업이지만, 기업 문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상 이 두 회사만큼 서로 다른 회사도 없을 것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애플과 구글의 기업 문화에 대해 잘 정리해 놓으셨고 내가 두 회사의 구석구석까지 모든 부분을 커버할 수도 없겠으나, 그래도 내 입장에서 눈에 띄이는 몇개의 키워드로 두 회사의 기업 문화를 한번 정리해 보았다. 업무상 구글과 같이 일하는 입장이라 구글에 대해서는 직간접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보고 들었고, "In the Plex"라는 책에서 얻은 정보도 있다. 애플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이 몇분 계시지만 주로 임정욱( @estima7 )님께서 번역한 "인사이드 애플"과 스티브잡스 전기를 통해 얻은 정보들이다. 책에서 인용한 부분이 워낙 많아 주석을 달지 못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 1. 정보 공유 - 비밀주의 vs 참견 문화 애플의 비밀주의는 잘 알려져 있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보안은 물론, 회사의 조직도라든가 어떤 식으로 회사가 운영되는지 애플 내부의 모든 것이 비밀에 붙여져 있다. 애플의 직원들, 특히 고위 임원들은 대외 활동을 극도로 꺼리고, 따라서 실리콘밸리에 있으면서도 애플은 독자 제국을 구축할 뿐 주변의 다른 회사들과 ...

San Jose가 새너제이가 아닌 이유

(추가) San Jose가 '새너제이'? - 미주중앙일보(북가주)에 기고한 글이 아래와 같이 오늘 (4/18)자  독자마당  지면에 실림.  http://m.koreadaily.com/read.asp?art_id=1635579   https://twitter.com/JeremyPark01/status/325016828269178881/photo/1 San Jose를 새너제이라 쓰는 것과 관련, 아래와 같이 각 신문사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신문기자들의 이메일을 일일히 찾아내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네이버에서 "새너제이" 검색해서 나오는 기사를 보면 기자의 이메일이 적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메일이 적혀 있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 된다. 그리고 이메일을 보낸다고 해서 기자들이 본다는 보장도, 또 그 내용을 실제 해당 언론사에서 표준 표기법을 정하는 부서나 정부언론 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들에게 전달한다는 보장도 없다. 아무래도 혼자 다 하기에는 벅찰 듯하여, 일단 블로그에 공개하고, SNS의 힘을 빌어 여론을 조성해 나가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었다. 아래는 기자들에게 보내려던 메일 내용. (추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퍼온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위원 명단. 참고로 다음 회의는 4월 24일에 열릴 예정이라 함.  2012년 7월 현재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원장 민현식 (서울대 교수, 국립국어원장) 부위원장 이정근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대표) 조남호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위원 심재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전 국립국어원 원장) 전종호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김혜선 (문화체육관광부 국어민족문화과장) 김윤기 (교육과학기술부 대변인실 홍보담당관) 김한샘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이윤표 (중앙일보 전 교열부 기자, 한국신문편집인협회 전문위원) 손진호 (동아일보 기자, 동아일보 어문연구팀장) 양해원 (조선일보...

영어 전문가 아닌 일반인의 영어 학습법

미국에서 산 지 이제 3년이 넘었다. 처음 미국에 올 때 품었던, 지금쯤이면 영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구사하리라는 막연한 기대는 사실 깨진지 오래다. 그리고 절대 영어는 "저절로" 되지 않는다는 당연한 진리를 몸소 확인했다. 미국 와서 미국 물 먹고 미국 공기 마셔도 영어는 안된다. 영어는 "해야" 는다. 아직 형편없는 영어 수준이지만, 그리고 수많은 영어 고수들이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조언과 방법론을 제시했기에 굳이 더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유명 영어 강사나 저자가 아닌 나같이 평범한 주변 사람이 해주는 조언도 의미가 있을 수 있기에, 그동안 나름 느낀 영어공부에 관한 포인트들을 한번 정리해볼까 한다. 1. 영어는 장기전이다. 영어를 즐겨라. 성인이 되어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영어에 노출되는 절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이든 최고가 되려면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매일 하루에 10시간씩 투자하면 1년에 약 3천6백 시간, 약 3년 정도면 대략 1만 시간에 도달한다. 영어에 대해서 이 법칙을 적용해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원어민 수준이 된다"고 가정하면, 매일 10시간씩 영어를 하면 3년 정도면 도달 가능한 셈이다. 그런데 성인으로서 직장이 있고 사회생활이 있고 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 하루에 10시간씩 영어를 공부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기껏해야 한두 시간이면 많이 내는 편일 것이다. 하루 한시간이면 1만 시간이 되려면 30년이 걸리고, 두시간이면 15년이 걸린다. 새해 목표에 영어공부를 채워 넣어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하루에 한두 시간도 매일 빠짐없이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야근으로 빠지고, 회식으로 건너뛰고, 한두달 반짝 잘 하다가 출장 때문에 흐름 깨지고... 이런 식이면 결국 30년이 걸려도 1만 시간은 커녕 1천 시간 채우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작심해서 해야...